Greenblatt Magic Formula 한국 적용

Greenblatt Magic Formula 한국 적용

ROIC + EBIT/EV 결합으로 만드는 가치 + 퀄리티 통합 순위


조엘 그린블라트(Joel Greenblatt)는 헤지펀드 Gotham Capital을 운영하면서 1985~2005년 연평균 40% 수익을 기록한 가치투자자다. 이 기간 그가 사용한 핵심 도구가 Magic Formula다.

이름은 화려하지만 공식 자체는 단순하다. 두 가지 지표를 결합한다.

각 종목을 두 지표로 시장 내 순위를 매기고, 두 순위의 합이 가장 작은 종목이 매수 후보다.

이 글에서는 Magic Formula의 작동 원리, 한국 시장 적용 시 주의점, 그리고 stockanaly.st의 구현 방식을 정리한다.


두 지표가 답하는 두 질문

가치투자의 본질적 질문 두 가지가 있다.

1. 이 회사가 좋은 회사인가?

좋은 회사는 자본을 효율적으로 운용한다. 같은 자본으로 더 많은 이익을 만들어낸다. 이 효율을 측정하는 지표가 ROIC다.

2. 이 가격에 사야 하는가?

좋은 회사도 비싸게 사면 손실이다. 회사의 이익 대비 가격이 얼마나 매력적인지 측정해야 한다. 이 측정에 가장 적합한 지표가 EBIT/EV다.

Magic Formula는 이 두 질문을 동시에 답한다. 한쪽만 통과하면 안 된다. 둘 다 통과해야 한다.


ROIC: 왜 이 지표인가

EBIT/총자산이나 ROE, ROA 같은 유사 지표들과 비교해보자.

지표 분자 분모 약점
ROE 당기순이익 자기자본 부채로 인위적 부풀림 가능
ROA 당기순이익 총자산 현금이 포함되어 효율 측정 부정확
ROIC NOPAT 자기자본 + 부채 - 현금 사업 자본의 효율을 가장 정확히 측정

ROIC의 분모인 투하자본은 회사가 사업에 실제로 묶어둔 돈이다. 현금은 사업에 안 쓰이므로 제외한다. 부채는 자본구조 차이를 평준화하기 위해 포함한다.

stockanaly.st에서 ROIC는 5년 평균으로 표시한다. 단년 변동성을 흡수해서 본질적 효율을 보기 위함이다. (자세한 내용은 시리즈 2편 EVA Spread 글 참조)


EBIT/EV: 왜 PER이 아닌가

PER이 가장 흔한 저평가 지표인데, Magic Formula는 의도적으로 EBIT/EV를 사용한다. 이유가 있다.

EBIT/EV = 영업이익 / (시가총액 + 부채 - 현금)

PER의 약점이 두 가지 있다.

1. 자본구조에 영향받는다.

같은 사업, 같은 이익을 내는 두 회사가 있다고 하자. A회사는 부채 없음, B회사는 부채 100억. B회사의 PER이 더 낮게 나온다 — 부채로 자기자본이 줄어 EPS가 높아지기 때문. 그러나 사업 자체의 수익성은 같다.

EBIT/EV는 자본구조와 무관하다. 분모 EV에 부채가 포함되어 있어, 부채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같은 사업이면 같은 값이 나온다.

2. 일회성 항목과 세금 효과를 받는다.

PER의 분자 EPS는 당기순이익 기준. 일회성 자산 매각, 세금 환급, 특별손익 등이 변동을 크게 만든다.

EBIT/EV의 분자 EBIT는 영업이익 기준. 사업 자체의 수익성을 더 깔끔하게 보여준다.

Greenblatt가 PER 대신 EBIT/EV를 선택한 것은 이 두 약점을 회피하기 위함이다. Damodaran도 평생 EBIT/EV를 PER보다 선호했다. 자본구조 중립적이고, 일회성 노이즈가 적기 때문이다.


Magic Formula의 작동 방식

원본 공식은 다음과 같다.

  1. 시장의 모든 종목에 대해 ROIC를 계산하고, ROIC가 높은 순서로 순위(1, 2, 3, ...)를 매긴다.
  2. 같은 종목들에 대해 EBIT/EV를 계산하고, EBIT/EV가 높은(즉 저평가일수록) 순서로 순위를 매긴다.
  3. 두 순위의 합이 가장 작은 종목이 매수 후보다.

예시로 보자. 시장에 1,000개 종목이 있다고 가정한다.

종목 ROIC 순위 EBIT/EV 순위 합산 순위
A 5 100 105
B 50 50 100
C 200 10 210
D 100 100 200
E 20 30 50

E가 가장 매력적이다. ROIC도 상위 2%이고 EBIT/EV도 상위 3%다. 두 지표 모두에서 매우 우수하다.

A는 ROIC는 최상위이지만 EBIT/EV가 평범하다. 좋은 회사이지만 비싸다. C는 EBIT/EV는 최상위이지만 ROIC가 낮다. 싸지만 회사가 좋지 않다 (가치 함정 위험).

Magic Formula는 두 지표의 균형점을 찾는다.


한국 시장 적용 시 조정

Greenblatt의 원본은 미국 시장 대상이다. 한국에 그대로 적용하면 몇 가지 문제가 생긴다.

1. 금융업 제외

은행, 증권, 보험은 자본구조 자체가 일반 산업과 다르다. 부채(예금, 보험 부채)가 사업의 원료다. 일반 회사의 부채와 같은 의미가 아니다.

ROIC와 EBIT/EV 계산이 왜곡된다. Magic Formula는 금융업을 명시적으로 제외한다.

2. 지주회사 제외

명칭에 "홀딩스"가 들어가는 지주회사는 자체 사업이 없고 자회사 지분 보유가 본업이다. 모회사 단독 ROIC와 영업이익률은 통계적 의미가 약하다. 지주사 NAV 디스카운트는 별도 분석이 필요하다.

3. 신규 상장 종목 제외

5년 시계열이 부족한 종목은 ROIC 평균이 의미 없다. 상장 3년 미만은 제외한다.

4. 사이클 종목 주의

반도체, 화학, 철강은 호황 시 ROIC가 매우 높고 EBIT/EV도 매우 낮다. Magic Formula 순위가 매우 높게 나올 수 있다. 그러나 이건 사이클 정점일 가능성이 크다 — 향후 ROIC가 하락하면서 EBIT/EV도 함께 올라간다.

stockanaly.st는 ROIC를 5년 평균으로 사용해 이 위험을 완화하지만, 사이클 종목은 단년 ROIC와 5년 평균을 같이 봐야 한다. 만약 5년 평균보다 단년 ROIC가 훨씬 높다면 사이클 정점일 가능성을 의식해야 한다.

5. 거버넌스 보정

한국 시장의 특수한 위험인 대주주 거버넌스, 일감 몰아주기, 자회사 부당지원은 정량 지표로 안 잡힌다. Magic Formula 상위 종목 중 거버넌스 위험이 있는 종목은 별도 평가가 필요하다.

stockanaly.st 스크리너에는 "금융 제외", "지주 제외", "신규상장 제외" 필터가 기본 제공된다. 이 세 가지는 가치 평가의 기본 위생 조치다.


한국 종목 실증

stockanaly.st 데이터로 2024년 사업보고서 기준 Magic Formula 상위 종목을 보자. (금융, 지주, 신규상장 제외 기준)

순위 종목 ROIC 5Y EBIT/EV 비고
1 HMM 18.6% 22.4% 사이클 정점 영향
2 SK하이닉스 12.4% 14.3% 메모리 사이클
3 셀트리온 14.2% 12.1% 안정 성장
4 고려아연 13.8% 11.5% 경영권 분쟁
5 NAVER 11.3% 13.6% 본업 안정
6 삼성전자 8.8% 10.2% 대형주
7 KT&G 12.6% 9.8% 안정 배당
8 LG전자 9.4% 12.0% 회복 사이클
... ... ... ... ...

해석:

HMM 1위: ROIC 5Y 18.6%, EBIT/EV 22.4%. 두 지표 모두 매우 우수. 그러나 ROIC가 20212022년 운임 폭등기 효과로 인위적으로 높다. 정상 사이클 ROIC는 79% 수준. 사이클 정점 가능성을 의식한 신중한 진입이 필요하다.

SK하이닉스 2위: 메모리 사이클 회복 국면. ROIC와 EBIT/EV 모두 견고. 다만 메모리 사이클 후기 진입 가능성을 같이 봐야 한다.

셀트리온 3위: 비사이클 성장주. 가장 "Magic Formula 친화적"인 형태. 안정적 ROIC 14%대 + EBIT/EV 12%대. 가치 + 퀄리티의 모범 사례.

고려아연 4위: ROIC와 EBIT/EV는 우수하지만 경영권 분쟁이라는 정성 위험이 있다. Magic Formula는 정량 지표만 본다는 한계의 좋은 예시다.

삼성전자 6위: 대형주는 자체 효율이 평균에 가까워 ROIC가 8% 수준. EBIT/EV는 10% 안팎. 두 지표 모두 매우 강하지는 않지만, 사업 안정성과 자본배분 신뢰도 측면에서 Magic Formula 단일 순위 이상의 가치가 있다.


Magic Formula의 활용

이 도구를 의사결정에 어떻게 쓸 수 있는가.

1. 1차 후보 풀 만들기

Magic Formula 상위 30~50종목을 1차 후보 풀로 추린다. 이 풀에서 2차 분석을 진행한다.

2. F-Score와 결합

Magic Formula 상위 30~50 종목 중 F-Score ≥ 7인 종목만 추리면 가치 함정을 추가로 걸러낸다. 이게 Greenblatt + Piotroski 결합이다.

필터 단계 통과 종목 수 (한국 시장)
Magic Formula 상위 50 50개
+ F-Score ≥ 7 약 20~30개
+ 금융/지주/신규상장 제외 약 15~20개

3단계 필터를 통과한 종목들이 1차 후보 풀이다. 시장 전체 2,669개 중 약 0.6%다.

3. 사이클 종목 보정

후보 풀에 사이클 종목(반도체, 화학, 철강)이 있다면 5년 시계열을 확인한다. ROIC와 EBIT/EV가 사이클 정점 효과로 인위적으로 좋은 것은 아닌지 본다.

4. 정성 평가

정량 필터를 통과한 후보들에 대해 정성 평가를 한다.

이 정성 평가는 도구로 못 한다. 본인의 도메인 이해가 필요하다.

5. 가격 진입 타이밍

Magic Formula는 "어떤 종목을 살 것인가"의 답이지, "언제 살 것인가"의 답은 아니다. 진입 타이밍은 모멘텀 지표(RS Rating, A/D Rating, Tightness 등)로 보완한다. 이게 가치 + 모멘텀 결합 (GARP) 전략이다.


Magic Formula 백테스트 결과

Greenblatt의 원본 백테스트(1988~2004 미국 시장):

한국 시장에서의 후속 연구들도 일관된 결과를 보여준다. 2003~2020 한국 시장 백테스트에서:

다만 주의할 점이 있다. Magic Formula의 초과수익은 장기 평균이다. 단기에는 시장보다 부진할 수 있다. Greenblatt 본인도 "3년 중 1년은 시장 평균을 밑돈다"고 명시했다.

이게 가치투자의 본질이다. 단기 변동성을 받아들이고 장기 평균을 가져가는 게임이다.


Magic Formula의 한계

마지막으로 한계 정리.

1. 정성 위험은 못 잡는다.

거버넌스 이슈, 산업 구조 변화, 기술 disruption은 ROIC와 EBIT/EV에 즉시 반영되지 않는다. 정량 통과 종목 중에서도 정성 위험은 별도 평가가 필요하다.

2. 미래 ROIC와 미래 EBIT은 모른다.

Magic Formula는 과거 데이터로 미래를 가늠한다. 과거 패턴이 유지된다는 가정이 깔려있다. 산업 구조 급변 시 이 가정이 깨질 수 있다.

3. 사이클 정점에서 과대평가될 수 있다.

호황 시 ROIC와 EBIT/EV가 모두 좋게 나오는 사이클 종목. 5년 평균을 사용해 완화하지만 완전히 해결되지 않는다.

4. 시장 전체가 비싼 시기에는 신중해야 한다.

Magic Formula는 시장 내 상대 순위다. 시장 전체가 고평가일 때는 상위 순위 종목도 절대 기준으로 비쌀 수 있다. EVA Spread, 절대 EBIT/EV 같은 절대 기준 지표를 같이 봐야 한다.


정리

Magic Formula는 가치투자의 두 본질적 질문 — 좋은 회사인가, 싼 가격인가 — 을 동시에 답하는 도구다.

왜 단순한가: ROIC 순위 + EBIT/EV 순위. 가중치 없음. 가정 없음. 미래 예측 없음.

왜 강력한가: Greenblatt 본인의 20년 헤지펀드 운영 결과(연 40%)와 학술 백테스트(미국, 한국 모두 시장 대비 연 9%p+ 초과수익)로 검증됨.

한국 시장 활용 권장:

한 가지 주의: Magic Formula는 정량 도구다. 정성 위험과 진입 타이밍은 별도 도구가 필요하다. 다음 편에서는 두 가지 PEG 비교 — 과거 5년 CAGR 기준과 Forward Consensus 기준 — 를 통해 시장 기대와 과거 성과의 격차를 보는 방법을 다룬다.


직접 써보고 정리한 메모

Magic Formula를 처음 만났을 때 너무 단순해서 의심부터 들었다. "두 지표 순위 더해서 끝? 이게 진짜 통할까?" 그런데 한국 시장에서 4년치 백테스트를 돌려보니 KOSPI 대비 연 9%p 정도 초과수익이 나왔다. 미국 학술 백테스트 결과와 거의 같았다. 단순함이 약점이 아니라 강점이라는 걸 그때 처음 인정했다.

그렇다고 Magic Formula만 따라가는 건 위험하다. 직접 부딪힌 사례가 고려아연이었다. 정량 순위 4위로 매력적인데 들어가보니 경영권 분쟁이 진행 중이었다. 주가가 거기서 또 한참을 흔들렸다. Magic Formula 통과 후 거버넌스 정성 평가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걸 그때 굳혔다.

스크리너에서 "금융 제외 / 지주 제외 / 신규상장 제외"를 기본값으로 켜둔 것도 직접 부딪혀본 결과다. 금융업 영업이익률 4000%, 지주사 단독 ROIC 왜곡, 상장 1년차 종목의 5년 평균 거짓 신호 — 다 한 번씩 당해봤다. 그래서 가치 평가 기본 위생 조치로 박아뒀다.

또 한 가지. 한국 시장은 사이클 종목 비중이 미국보다 높다. HMM 같은 종목이 운임 폭등기에 ROIC 50%+, EBIT/EV 30%+로 Magic Formula 1위에 박힐 수 있다. 그런데 그 시점은 사이클 정점이고, 매수하면 그 후 ROIC가 정상화되면서 주가가 빠지는 게 보통이다. 그래서 stockanaly.st에서는 ROIC 5년 평균을 기본값으로 두되, 종목 페이지에 단년 ROIC와 5년 시계열을 같이 보여준다 — 단년이 5년 평균을 훨씬 상회하면 사이클 정점 의심.

— 쿨한주식시장코끼리


이 글은 stockanaly.st 가치 분석 도구 시리즈 4편이다. Magic Formula 종합 순위는 종목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